뜨개질 5

모자 시즌 끝

모자 공장장은 정말 열심히도 손을 놀렸댔다. 그리하여 드디어 자스민 모자1을 저번주에 끝내고 어제는 자스민 모자 2를 끝냈다. 모자 1은 주말에 놀러오신 시어머님께 먼저 드렸고 어제야 완성된 모자 2는 추석 깨에 친정엄마를 만날 수 있거든 그때 드릴 것이다. 모자 두 개를 만드면서 소심한 나는 나름의 고민에 봉착해 있았더랬다. 똑같은 디자인의 모자이지마는 어떤 걸 시어머님께 드리고 친정 엄마 드릴지. 아무래도 처음 만든 것은 ‘처음’이라는 애정어린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지만은 그렇기 때문에 어설프거나 실수한 데가 있기 마련이다. 내 성에 썩 차지 않으니 누구를 먼저 드리든 좀 죄송할 것 같았다. 그러나 두번째 모자를 뜨면서 고민은 자연히 해소되었다. 모자 둘레가 조금 더 작게 된 것. 넉넉하게 하려고 신경..

카테고리 없음 2021.09.13

나는 모자 공장 공장장

한동안…글쓰는게 뜸했다. 사실… 나는 자주 뜸하긴 하다. ㅎㅎ 요즘의 이유인 즉슨, 그렇다. 계속 뜨개질을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 사이 애비의 핑크 모자를 완성하고 딸래미 모자 2호를 완성했다. 일련의 과정은 사실, 순전히 딸래미 모자 2호를 위한 초석이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초석 치고 너무 불타올랐던 것 같다. 손목과 손가락이 그간의 장마와 사이 좋게 만나 노골노골~해졌으니 말이다. 밤마다 중지에서부터 새끼 손가락까지 쩌릿~한 전기가 타고 오르지만 멈출 수가 없다. ‘아무튼, 뜨개’에서 서라미 작가가 그랬던가. 뜨개는 선한 중독이라고. 뜰수록 중독이 되고 뜰수록 선물해 주고픈 사람들이 생각난다. 애비모자 1호와 딸래미 모자 2호까지 해놓고 나니 이제 고생 많으신 양가 어머님들이 생각난다. 실도..

카테고리 없음 2021.09.03

오늘도 뜬다

아이의 모자를 완성하고 애비의 모자를 뜨고 있다. 중간에 선물한다고 수세미 3개를 더 떴다. 그리고 아이 모자보다 커서 시간이 더 걸린다. 남편은 남자는 핑크라며 마젠타핑크를 픽했고 나는 걱정반 기대반으로 열심히…언제 끝날지 모를 짧은뜨기 무한루프에 빠져 있다. 중간중간 사이즈 체크할 겸 씌워보았다. 걱정과는 달리 생각보다 잘 어울리네,핑크? ㅎ 남편은 자기 모자에도 아이 모자에 달아줬던 방울들을 달아주느냐고 하는데… 이보시게…그건 좀 많이 간 것 같네. 내 맴대로 삭제하고 심플하게 떠 줄거다. 모자를 뜨는 동안 전자도서관에서 ‘아무튼, 뜨개(서라미)’를 읽고 있다. 어쩜 구구절절이 공감이 되던지. 피식피식 웃고 주억거리며 읽고 있다. 나는 요즘 뜨개질을 하면서 들쑥날쑥하고 뾰족한 마음을 좀 가다듬고 있..

카테고리 없음 2021.08.26

맹렬하게 귀엽게

드디어 완성했다! 12일에 시작해서 20일에 완성했다. 그 사이에 실이 부족해서 택배를 기다린 기간까지 포함됐다. 실이 충분했다면 더 빨리 완성됐겠지. 라피아실로 만들기 전 연습용 모자였는데… 이 실이 더 빡센 듯하다. 실이 힘도 있고 가늘어서 훨씬 많이 떠야하고 힘도 든다. 덕분에 궂은 날까지 한몫해서 손목이 너덜너덜하다. 괜찮아지겠지 뭐…ㅎ 실이 부족해서 뜻밖의 디자인이 나왔다. 베이지색으로 방울들을 만들어 송송 박아넣고 사이즈를 일부러 크게 만든 모자라 사이즈 조절용 모자띠도 만들어 넣었다. 첫 모자치고는 괜찮쥬? 이 모자도 역시 나만 아는 실수들이 있지만 형태가 나와준 게 어디냐~라는 널널한 마음가짐으로 완주했다. 어제 완성해서 아침이 되자마자 씌워봤다. 모자띠를 당겨 묶어 놨더니 얼추 맞다. 정..

카테고리 없음 2021.08.21

뜨개질 버닝

물 들어올때 노 저으라 했던가. 수세미에 열을 올리다 문득, 아이 모자를 떠 주어야 겠디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로부터 받은 모자들이 이제 좀 빡빡해지기 시작했다. (결단코 아직 작아진 것은 아니다) 여름~가을용으로 라피아실로 모자를 떠 보려고 실을 주문했다. 본방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집에 있는 실로 연습해 보고자,지난해 태교로 떴던 모칠라 가방을 뜨고 남은 실을 꺼냈다. 적당한 유튜브 영상을 찾아서 설명을 보고 들으며 떠 보고 있다. 요즘 유튜브 선생님들 증맬 짱짱맨이다. 설명도 친절하고 놓친 부분은 몇 번이고 다시 돌려 볼 수 있으니 초보자도 할만하다. 아이마다 머리크기가 다르고 영상마다 달라서 몇 개를 비교해 가며 떠 볼 생각이다. 작년에 내가 왜 이 가방을 뜬다고 했을까… 태교가 아니라 분노와 인내..

카테고리 없음 2021.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