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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나니 마음이 너무 아파- 6월 29일의 일기

wawab 2021. 6. 30. 00:02
어둠 속에서

아이를 재우고 1시간 반쯤 지났을까.
애애애앵~하고 안방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화장실에 있던 나는 부리나케 달려 나갔다.
어둠 속에서 아이가 몸을 비틀며 울고 있었다. 엎드려도 보고 모로도 누워봐도 도대체가 편히 잘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최근에 아이는 새로운 이가 속속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고통에 몸부림 치며 깨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이의 몸을 감싸 안고 등을 토닥이며
“괜찮아, 괜찮아”
“크느라고 그러는 거야. 벌써 이만큼이나 컸네. 잘 크고 있느라 그래. 괜찮아 괜찮아…”
라고 주문처럼 아이의 귀에 속삭였다.
진정되어 가는 것 같았다. 불편해 보이는 자세를 바로 잡아주자 또 다시 낑낑대며 울기 시작한다. 다시 토닥이고 등을 쓸어주고 배를 마사지 해주었다.
아이가 잠이 든 것 같아서 완전히 잠들었나 확인하려고 침대 난간을 잡고 지켜봤다.
아이는 또 울며 일어났다. 그러고는 꾸역꾸역 기어서 자는 반대방향 침대 모서리로 가 앉았다.
어둠 속에서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아이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 보기로 했다.
침대 구석에 기댄 채 한동안 우는 소리도 내지 않고 미동도 않는다. 들여다 보니 그 모양을 하고서 잠이 들었다.
웃기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그제서야 아침에 반대쪽 침대 모서리에 무너진 듯한 자세로 자고 있던 모양의 미스테리가 풀렸기 때문이다.
내가 잠들어 아이의 움직임을 눈치채지 못하는 동안, 아이는 혼자 아픔에 비틀다 기다 앉아 졸고 그대로 미끄러져 잠들었던 것이다.
나는 그걸 보고 “너 어떻게 그렇게 자는 거야? 왜 그렇게 자고 있어~?” 라며 놀리기 바빴는데 말이다.
이제야 그걸 알게 되서 또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