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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을 해보자-아이패드를 득하다

wawab 2021. 4. 6. 00:18
아이와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지령이 남겨져 있다

그러니까 내가 한동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노래했던 아이패드가 뿅하고 생겼다.
이 믿을 수 없는 일에 빠져 기쁨에 빠져 얼떨떨함에 빠져 허우적 대고 있다.
사실 그동안 노래를 읊어대기는 하였으나 그 열의가 조금 사그라들고 있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하다 나왔는지는 모르나 남편이 뭐 갖고 싶냐고 물어 봤을 때 진지하지 않은 대답으로 아이패드라 했던 것이다.
남편은 곧잘
“이거할래~아이패드 할래?”
라고 물었고 나는 항상 가망이 제일 없어 보이는 답을 들려주곤 했다. 어차피 갖지 못할 거니까 부담없이 질러나 보자는 거였다.
그런데 얼마전 또 무엇을 하다 아이패드 이야기가 나왔는데 남편은 제발에 근질근질 했던지 시키지도 않은 실토를 했더랬다. 사실 백방으로 수소문하여 아이패드를 주문했는데 거의 두달이었나...를 수령하지 못하고 있다고.
나는 무슨 농담을 저래 진지하게 디테일하게 하나 했다. 그런데 ’응?’
책꽂이에 꽂혀 있던 액정 보호필름과 케이스와 카메라 보호강화유리 등등을 보지 못했냐고, 또한 판매자와 주고 받은 메세지까지 확인시켜 주는 것이 아닌가.
이거슨 드림스 캄 투루였던 것이다.
세상에... 나는 믿기지가 않고 얼떨떨하여 무슨 돈으로? 무슨 연유로? 아이패드를 사주는 것이냐고 물었다.
나의 임신과 출산으로 병원비가 많이 나와 정산 때 오히려 환급을 받았다는 거였다. 매년 수백을 떼였는데 이정도면 완전 횡재한 기분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늘 하나 사주지 못한 것을 마음에 담고 있다가 플렉스해버렸다는 것. 그리고 한달 당겨 생일선물로 퉁 치자며 (생일은 제발 넘어가자는 염원을 담은 눈빛으로) 씨익 웃어 보인다. 그리고 나는 “선물이 나한테 너무 과분해.”라고 답하고 만다.

그 뒤로 아이펜슬도 착착 주문하고 수령안된 아이패드는 환불하고 다시 주문 성공!
이미 그대가 준비한 서프라이즈는 어정쩡해져버렸지만 아이패드가 도착하자, 나 자는 사이에 또 저렇게 정성스럽게 손편지 지령을 남겨 귀여웁게도 다 아는 이벤트를 성사시키고 출근했다. ㅎㅎㅎ
그 정성에 크게 감복하여 나는 또 이리 오랜만에 손가락을 깔작거려 보는 것이다.

쨔쟈쟈지안~ 보물찾기의 결과

뭐가 뭔지도 모르는 정말 싱싱한 생초보가 일단 아이패드가 시키는대로 로그인 과정을 거치고 와이파이를 연결했다. 얘가 나보다 더 똑똑한거 같은데...라며 내심 감탄과 찝찝함을 가지고.
그리고 과감하게 그동안 한번 해보고 싶었던 프로크리에이터를 거금 12,000원을 주고 질렀다. 그리고 신나게 그려볼까 하고 창을 열었는데 뭐꼬 이건...
자아 이젠 유튜브를 켠다. 그림체가 마음에 들어 구독중이던 작가의 아이패드로 그림그리기 편을 열어 본다. 작가가 그리는 걸 보면 마치 나도 금방 그릴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작가가 참고한 사진과 같은 것을 영ㄹ어서 나도 똑같이 연습해봐야지~했는데 창을 두개 띄울줄 몰라서 사진만 실컷 찾고 상쾌하게 내일의 나에게 미루어 준다.
나는 11인치만 있어도 충분한데 남편은 이걸 구매할 때도 자기도 모르게 신조를 발동시킨 것 같다. “우리는 가난하니까 살 때 좋은 거 사서 오래 싸야 한다.”
ㅋㅋㅋ 틀림없다.
그래서 나는 내게 너무 과분하다고 했던 것이고, 이 정도로 본격적인 것이 와버리면 웬지 이걸로 수익창출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뭘 해야 돈을 벌 수 있노요?
아마 내일 스리슬쩍 검색창애 ‘아이패드로 수익창출하기, 돈 버는 법’ 따위를 쳐 넣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아이패드 덕에 글을 한편 꾸역꾸역 올리게 됐으니 하나의 긍정적인 일이 발생되었다고 긍정적으로 긍정 중이다. ㅎㅎ


연우애비여, 나도 많이 감사하고 감사하고 사.. 사..ㄹ 사리곰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