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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리마을로 오세요~

wawab 2021. 10. 21. 23:59
봄날..아니 가을 맞은 우리집 똥강아지


날씨가 맑을 때마다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는 게 일상이다.
더울 땐 더워서 못 나가고 추울 땐 추워서 못나가곤 해서 일부러 더 마음을 다잡고 나선다.
이제는 내가 아기띠를 메기만 해도 아이 표정이 달라진다.
내 배에 들었던 아이가 이제 배 앞에 대롱대롱 매달려 가지고는 팔다리를 파닥대며 흔드는데 봄날 맞은 똥강아지 꼬랑지마냥 귀엽다.
되도록 다양한 코스로 가고 싶지만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아이를 매달고서 다닐수 있는 내 체력 또한 염두해 두어야 하기때문에 이제는 코스가 거의 정해졌다.

저녁 어스름의 영천강다리


마을회관을 지나 정자나무를 지나고 영천강 다리를 건너 다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난 강둑 길 따라 쭈욱 걷는다. 가다가 오른쪽 논길로 내려 가는 길이 나오면 그 길을 따라 잘 익은 벼논과 하우스가 양 옆에 나란히 선 길을 따라 걸어 나온다. 그러면 뿅 하고 처음 들어 갔던 강둑길 옆에서 나온다.
자주 다니다 보니 어르신들을 만나면 아이 인사도 시키고 나도 인사하고 안부도 묻고, 농삿일 돕는 외국인 노동자분들을 만나 눈인사도 건넨다. 오토바이 타고 지나 다니시는 호탕한 동네 할아버지의 걸쭉한 웃음 소리 섞인 타박도 듣는다. 아기 모기 물린다고. 우리를 발견하시고는 저기 멀리서부터 만면에 웃음을 띠고 오시는데 이제 서로 낯을 익혔다.

영천강의 오후 네시

나는 우리 마을이 좋다. 사람도 좋고 경치도 좋다.
처음에 이사 와서는 도심과 거리가 있어 불편해서 어찌사나했는데, 지금은 더없이 좋다.
이장님 방송에 맞춰 일제히 따라 울어제끼는 개들 소리도, 바람 많은 날 맞은 편 대나무 숲이 내는 쏴아쏴 소리도, 비가 오면 제법 고즈넉해지는 이 풍경들이 이제는 어디 가서 들을 수 없는 소리들이라, 우리 동네라서 들을 수 있어 좋다.
그러니까 놀러 오세요~
계리마을로 오세요~
같이 산책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