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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온 사과쨈

wawab 2021. 4. 12. 22:11

드디어 미루고 미루었던 사과쨈을 만들었다.
선물 받은 사과가 올 때부터 상태가 심상치 않아서
쨈으로 만들어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냉장고에 사과 6알이 있었다.
딸래미 산책을 다녀오면
1-2시간씩 걸리는 쨈만들기는 시도도 할 수 없기때문에
오늘처럼 비가 와서 못 나가게 되니 딱이다 싶었다.

자아 준비물을 살펴보자.
- 늙은 사과 6알
- 유기농 비정제설탕
- 레몬즙: 생레몬이 없으므로 사다놨던 시판용 레몬즙을 사용
- 계피가루: 이 계피가루를 넣어주면 향이 더해져
‘고급진’ 맛이 된다.

그렇다면 준비과정과 비율
1. 일단 사과 껍질을 벗기고 가로세로 0.5-.07cm 의 크기로 총총히 썰어준다.
부디 강판의 채썰기 기능을 적극 활용하시기를.
그렇지 않으면 손목도 빠이빠이.
사과의 신선도도 빠이빠이다.
내 경우는 사과가 늙어서 이미 신선도는 빠이빠이지만
손목은 지켜야 하므로 ㅎ
(*좋아하는 식감에 따라 믹서로 갈거나
간것과 썬것을 반반씩 섞기도 한다.
나는 건더기가 씹히는 것을 좋아해서 갈지않고 했다.)

2. 다 썰었으면 기호에 따라
사과:설탕=1: 0.5~1 정도
나는 0.5 정도로 했다.

3. 그리고 설탕과 사과를 미리 버무리듯 잘 섞어준다.

사과와 설탕을 섞은 뒤 끓이면 조금 뒤 물이 생기기 시작

4. 그리고 뽜이어~~~온! 하고 싶겠지만 뽜이어는 약하게.. 초보일수록 세월이 만들어준다는 느낌으로
중불이나 약중불로 설탕이 녹고 사과에서 물이 나올때까지 잘 저어가며 세월아 네월아~~ 하시라.

물이 생기고 있습니다 네네

5. 수분이 자~~작하게 생겼으면
앞선 빠이어보다 조금만 더 강하게 해서
계속 저어주며 수분을 날리기 시작한다.
물이 반정도 날아가면 나는 쫄보기 때문에
다시 약한불로 계속 저으며 수분을 날린다.
근데 쨈은 쫄보가 만들어야 한다.
안그러면 진짜 지옥을 맛보게 될 것이다.

6. 이때 레몬즙 4-5스푼(밥숟갈), 계피 조금을 넣어준다.
레몬즙은 쨈의 점성이 생기는것을 돕고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계피. 계피는 증맬 향이 날만큼만..
이것은 자기 기준에 맞춰서 하시길. 내가 조언을 할 수 없다. 왜냐면 내가 계피 투여 비율에 실패해서
지옥에서 온 쨈을 만들게 됐으므로.
꼭 마지막 한 스푼이 문제고...
인간은 어리석고 욕심은 끝이 없고...
맑고 영롱한 내 쨈 어디갔니.

누가봐도 계피가루 때려넣은 비주얼, 이제 물이 가의 다 날아갔다


7. 졸이고 있는가?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는가?
사과를 다지는데는 약 20분 걸린거 같은데
졸이는건 1시간 가까이 걸리는 듯하다.
내 기준은 다 졸았다 싶을 때 다시 끓여서 물이 안생기면 끝.

막바지에 이르면 사과건더기가 투명해진다. 지금 투명한겁니다,여러분.

8. 완성이다. 계피를 투여하고 나서
고급짐을 상상했던 나는 계피탕을 끓이는 것인가...
내내 심기가 불편...
맛을 본다.
응? 괜찮은뒈?
맛은 좀 천국인듯 ㅎ

보정은 좀 했지만 그렇다고 지옥에서 온 출신성분을 가릴수는 없었다

9. 완성 됐으면 식힌 뒤 소독한 유리병에 담아서
냉장실로 고고
*소독은 열탕소독 후 식히든지, 끓인 물의 김을 쐬어 주든지, 자외선 소독기로 여건 되는대로~ 맴대로.

사과 6알이 저거뿌이 안나옵디다, 여러분. ㅎ
요즘 우리 좋아하는 가성비하고는
참 거리가 먼 결과물이지만
사과 안 먹고 버리는 것보다 낫다고 낫다고!! 위로해본다.
맛도 조금 위로가 된다요^^
🍎